고려장 풍습이 있던 고구려 때 박정승은 노모를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가 눈물로 절을 올리자 노모는 ‘네가 길을 잃을까 봐 나뭇가지를 꺾어, 표시(를) 해 두었다‘고 말합니다. 박 정승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노모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몰래 국법을 어기고 노모를 모셔 와 봉양을 합니다.
그 무렵 당나라 사신이 똑같이 생긴 말 두 마리를 끌고 와 어느 쪽이 어미이고 어느 쪽이 새끼인지를 알아내라는 문제를 냅니다. 못 맞히면 조공을 올려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박 정승에게 노모가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말을 굶긴 다음 여물을 주렴, 먼저 먹는 놈이 새끼란다. 이러한 노모의 현명함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왕을 감동시켜 이후 고려장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그리스의 격언에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삶의 경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보여 주는 말입니다.
가정과 마찬가지로 국가나 사회에도 지혜로운 노인이 필요합니다. 물론 노인이 되면 기억력도 떨어지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자신의 경험에 집착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 대신 나이는 기억력을 빼앗은 자리에 통찰력을 놓고 갑니다.
노인의 지혜와 경험을 활용하는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는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옮긴 글-